여름철 가드닝의 핵심 키워드는 '통기성'과 '온도 관리'입니다. 습도가 80%를 육박하는 장마철에는 물을 주지 않아도 공기 중의 수분만으로 흙이 마르지 않습니다. 이때 관리를 잘못하면 흙 속에서 곰팡이가 번식하거나 뿌리가 썩는 사고가 발생합니다.
1. 여름철 물주기: '저녁' 혹은 '이른 아침'
여름은 겨울과 정반대입니다. 해가 뜨거운 한낮에 물을 주는 것은 최악의 선택입니다.
삶아지는 뿌리: 뜨거운 낮에 물을 주면 화분 속 물의 온도가 급격히 올라가 뿌리가 익어버리는 현상이 발생합니다.
시간대: 해가 진 후 대기가 선선해진 저녁 시간이나, 해가 뜨기 직전인 새벽에 물을 주는 것이 가장 안전합니다.
장마철 관수 중단: 비가 계속 오는 장마철에는 물주기를 평소보다 훨씬 길게 잡으세요. 겉흙이 아니라 속흙까지 완전히 마른 것을 확인한 뒤에 물을 주어야 합니다.
2. '통풍'은 선택이 아닌 필수입니다
여름철 식물을 죽이는 가장 큰 원인은 '습기'가 아니라 '정체된 습기'입니다.
서큘레이터 활용: 바람이 잘 통하지 않는 실내라면 서큘레이터나 선풍기를 회전 모드로 약하게 틀어주세요. 잎 사이사이의 습기를 날려주는 것만으로도 병충해와 무름병을 90% 이상 예방할 수 있습니다.
간격 넓히기: 잎이 무성한 식물들이 서로 붙어 있으면 그 사이의 온습도가 올라갑니다. 여름에는 평소보다 화분 사이의 간격을 넓게 벌려 공기 길을 만들어주세요.
3. 직사광선과 '잎 타기' 주의보
여름의 햇볕은 봄볕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강렬합니다.
화상 주의: 창가 바로 앞에 둔 관엽식물들은 유리창을 통과한 열기 때문에 잎이 갈색으로 타버릴 수 있습니다. 한여름 정오부터 오후 4시 사이에는 얇은 커튼으로 빛을 걸러주거나 창가에서 약간 안쪽으로 옮겨주세요.
베란다 온도: 폐쇄된 베란다는 한낮 온도가 40도 이상 올라가는 찜통이 됩니다. 반드시 창문을 열어두거나 거실로 대피시키는 배려가 필요합니다.
4. 여름철 영양제와 분갈이는 금물
많은 분이 식물이 지쳐 보인다는 이유로 여름에 비료를 주거나 분갈이를 합니다. 하지만 이는 지친 사람에게 삼겹살을 억지로 먹이는 것과 같습니다.
휴면기: 너무 더우면 식물도 성장을 멈추고 버티기에 들어갑니다. 이때 비료를 주면 뿌리가 비료 성분을 흡수하지 못해 '비료 장해'를 입기 쉽습니다.
분갈이 스트레스: 고온다습한 날씨에 뿌리에 상처를 내는 분갈이를 하면 상처 부위로 세균이 침투해 식물이 바로 죽을 수 있습니다. 분갈이는 가을로 미루는 것이 현명합니다.
경험담: 제가 초보 가드너였을 때, 비 오는 날 창문을 꼭 닫아두고 "비 맞으면 안 돼"라며 식물들을 애지중지했습니다. 하지만 다음 날 보니 멀쩡하던 고무나무 잎이 우수수 떨어지더군요. 습도가 높을수록 식물에게 필요한 건 사랑이 아니라 **'시원한 바람'**이라는 것을 그때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핵심 요약
여름철 물주기는 화분 속 온도가 오르지 않는 저녁이나 이른 아침에 합니다.
서큘레이터를 활용해 공기를 강제로 순환시키는 것이 무름병 예방의 핵심입니다.
한여름의 직사광선으로부터 잎을 보호하고, 비료나 분갈이는 날씨가 선선해질 때까지 참아주세요.
다음 편 예고 계절 관리를 마스터했다면 이제는 내 공간을 아름답게 꾸미는 감각을 더해볼까요? 제12편에서는 **'플랜테리어 입문: 좁은 원룸에서 식물 배치로 생기 더하기'**를 주제로 공간별 찰떡 식물 배치법을 알아봅니다.
여름철에 유독 힘들어하는 식물이 있나요? 잎이 갑자기 떨어지거나 줄기가 검게 변하는 녀석이 있다면 알려주세요. 장마가 오기 전 미리 대비할 수 있는 처방전을 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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