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 후 현관문을 열 때, "오늘 뭐 해 먹지?"라는 고민 자체가 스트레스로 다가온 적 없으신가요? 배달 앱을 켜게 되는 결정적인 이유는 요리가 싫어서가 아니라, 재료를 씻고 썰고 준비하는 과정이 '귀찮아서'입니다. 오늘은 그 귀찮음을 일요일 저녁 30분 투자로 해결하는 '기초 밑재료 밀프렙(Meal-prep)' 전략을 소개합니다.
1. 밀프렙, '도시락'이 아니라 '준비'다
많은 분이 밀프렙을 '일주일치 도시락을 다 싸놓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1인 가구에게 5일 내내 똑같은 메뉴는 고역이죠. 제가 추천하는 방식은 **'베이스 재료 준비'**입니다. 어떤 요리에도 바로 투입될 수 있는 상태로 만드는 것이죠.
모둠 채소 볶음 베이스: 양파, 당근, 애호박을 미리 깍둑썰기해서 밀폐 용기에 담아두세요. 볶음밥, 카레, 파스타 어디든 한 주먹씩 넣기만 하면 요리가 5분 만에 끝납니다.
마늘과 파의 전처리: 한국 요리의 8할은 마늘과 파입니다. 일주일치 쓸 양만큼만 미리 다져두거나 송송 썰어두면 도마와 칼을 매일 꺼낼 필요가 없습니다.
2. 단백질 '초벌' 조리의 힘
고기나 생선은 생물 상태로 오래 두기 어렵습니다. 이때는 살짝 익혀두는 '초벌'이 답입니다.
닭가슴살/돼지고기 삶기: 한 번에 삶아서 결대로 찢어두면 샐러드, 비빔면, 찌개 고명으로 바로 활용 가능합니다.
양념육 소분: 제육볶음이나 불고기용 고기를 사 왔다면, 간장이나 고추장 양념을 해서 1인분씩 재워두세요. 숙성될수록 맛이 깊어지고, 퇴근 후엔 팬에 붓기만 하면 메인 요리가 완성됩니다.
3. 마법의 '육수 팩'과 '만능 베이스'
국물 요리를 좋아하신다면 육수만큼은 미리 준비해야 합니다.
육수 얼리기: 멸치 다시마 육수를 대량으로 끓여서 식힌 뒤, 500ml 생수병이나 지퍼백에 넣어 냉동하세요. 된장찌개나 잔치국수가 라면만큼 쉬워집니다.
볶음 고추장/간장: 다진 고기를 넣고 볶은 고추장이나 맛간장을 한 단지 만들어두면 별다른 반찬 없이도 밥 한 그릇 뚝딱입니다.
4. 밀프렙의 적, '갈변'과 '식감' 잡기
모든 재료를 미리 썰어둘 수는 없습니다. 식감과 신선도를 지키는 골든룰이 있습니다.
감자와 사과: 썰어두면 금방 갈변합니다. 감자는 찬물에 담가 전분기를 빼고 냉장 보관하면 하루 정도는 거뜬합니다.
두부: 남은 두부는 생수에 천일염 한 꼬집을 넣어 보관하세요. 매일 물을 갈아주면 3~4일은 탱글탱글함이 유지됩니다.
5. 나의 경험담: "일요일의 30분이 월요일의 여유를 만든다"
처음엔 일요일에 재료 손질을 하는 게 또 다른 일처럼 느껴졌습니다. 하지만 월요일 퇴근 후, 씻고 나와서 10분 만에 근사한 덮밥을 만들어 먹었을 때의 쾌감은 대단했습니다. 설거짓거리가 줄어드는 건 덤이죠. 밀프렙은 나를 위해 차리는 '미리 보는 정성'입니다.
0 댓글